안녕하세요 형님들 (..) 간단하게 제 소개부터 올리겠습니다.
30대 중반, 결혼한지 몇 년 안되고 1살 2살 딸 둘 있습니다.
중소기업에 다니고 있습니다. 연봉 세후 3200가량 되구요 와이프는 결혼하고 몇달만에 임신, 임신초기에 하혈하고 무리하지
말라는 의사의 소견에 따라서 다니던 직작을 그만두고 지금까지 출산과 육아,임신, 또 출산 육아를 전담 하고 있습니다.
어린시절 부모님 이혼하시고 할아버지 할머니 밑에서 자랐는데 외롭게 자라서인지 마음 같아서는 애들 셋,넷 낳고 싶지만 다들 이렇게 할 수 없는 이유 아시죠?ㅠ 이제 묶으러 갈 예정입니다ㅎㅎ
제 월급가지고 월 고정지출에다 애들 용품 이것저것,담배값 등등 할려니 턱없이 모자라더군요.
매달 -또-또- 보너스 나오면 0 아니면 살짝+ 이게 반복입니다.
'이래서 안되겠다' 이렇게해서 집은 언제사고 애들 더 크면 학원에다 돈들어갈일 많을껀데...
투잡 할 수 있는게 뭐가 있을까하고 여기저기 알아보니 별로 할께 없드라구요
주말에는 힘든 와이프 대신해서 애들좀 봐주고 왠만하면 가족들이랑 같이 보낼려고 하니
할 수 있는 일들이 많이 제한 적으드라구요.
그래서 생각한게 대리운전! 저번부터 생각했던거라 8월인가?에 카대 22기로 합격했습니다.
윤기사님 처럼 주말에는 가족들과 함께 할 생각입니다. (요즘 근황이 궁금해지네요ㅎ)
근데 생각만큼 호락호락 하지가 않았습니다. 제가 살고있는 지역이 경북인데 지방이다 보니 카대는 거의 오더가 없습니다.ㅠ
그래서 대리사무실 찾아가서 등록하고 이것저것 설명듣고 출근하기러 했습니다. (뭔 떼이는 돈이 이리도 많은지...ㅠ)
회사가 18:30 퇴근이라 잠깐이지만 애들이랑 놀아주고 와이프랑 수다좀 떨다가 8시쯤에 나갑니다.
24일 설레임반 기대반 두려움반으로 첫출근!
차타고 1~2분거리에 있는 번화가 쪽으로 나가서 차안에서 콜을 기다립니다. 오더 받기를 500미터 내에 자동으로 받기 해놨는데
계속 다른 기사에 배차 됐다고 뜹니다ㅠ 그러다가 15분정도 지났을까 저에게도 첫 오더가 옵니다ㅎㅎ 뭐 내용 볼 정신도 없고
그냥 "수락" 했습니다. 첫손님은 어떤분일까 하고 하고 고객님과 대면했습니다. 일행들과 첫 고객님 옷차림 보니 노가다 하시는 아저씨였습니다. 술이 꽐라가 되서 머리박고 계속 주무셨습니다ㅋ 긴장됐었는데 편히 자주시니 저도 부담을 덜 수 있었던거 같네요ㅎ
25일이 월차 내놔서 되던 안되던 오랫동안 해보자 하는생각으로 맘편히 근무 했던거 같네요
첫째날은 설명은 들었으나 어플 사용법도 잘모르겠고 카바는 어찌 요청을 하는지..;;그냥 정신없이 뛰고 또 뛰었던거 같네요;;;
1시가 넘어가니 콜이 급격히 줄어드네요. 이제 집에 가야하는데 뭔가를 요청해야하는데 생각은 안나고 택시를 타고 집에가면 7~8천원 나올꺼같고 오만생각 다 하며 어디론가 걷고 있는데 편의점 파라솔에 대리기사님처럼 보이시는분들이 여럿 앉아 계시드라구요 너무 반가워서ㅋ 여쭤볼꺼도 있고 해서저도 어슬러거리며 다가 갔습니다.ㅎㅎ
오늘 첫출근이다 이제 집에가야 하는데 커버는 어찌 요청하는지 등등 일하면서 궁금했던것들
어쭤보니 친절 알려주시면서 몇콜 했냐고 물으시더군요 7콜 했다 하니 첨 치고 많이 했다며 열심히 하라고 하시네요
덕분에 무사히 집에 올 수 있었습니다.
25일 출근은 꼴에 하루 해봤다고 마음의 여유가 조금은 생겼습니다.ㅋㅋ;;
집 현관문을 나서는 순간 오더가 뜹니다. 차로 3~5분거리 바로 첫고객님에게로 갔습니다.
이야기하면서 알게 됐는데 51살 이시라 하더군요 나이차이는 많이 나지만 통하는게 많았습니다. 취미얘기며 군대얘기며(장교출신이시랍니다) 이것저것 사는얘기 하다보니 목적지까지 갔습니다. 젊은 청년이 열심히 산다며 대리비 만언에 오천언 더 주셨습니다.
'마수를 잘찍었으니 오늘 하루 일진이 좋겠구나' 생각하며 저는 굽신굽신 감사하다며 조심히 가시라고 한 다음 카대를 켜 봅니다. 주위 지도를 보고 기사님들이 많이 모여 있는곳으로 저도 슬슬 걸어가 봅니다. 2번째콜, 회식을 한 분위기 입니다. 저희 아파트 옆 아파트 이더군요 별 말없이 도착.10번 무료콜 입니다. 저도 술 먹고 쓴적있지만 제가 기사하면서도 기사가 그대로 7천원을 버는건지 아님 조금 손해를 보는건지는 지금도 모르겠습니다.ㅡ.ㅡ;;
세번째 손님 제 또래로 보이는 총각같아 보이는 분이였습니다. 담배산다고 편의점에 세워 달라하더니 감사하게도 음료수 한캔 사주시네요. 목적지까지 당구 이야기하며 즐겁게 갔네요ㅋ 저는 3구치는데 200입니다ㅎ 그분은 사구 물150인듯 합니다.ㅋ
외딴동네라 뛰어갈 자신없어서 카바를 처음으로 올려봤습니다. 그러더니 정말로 차량한대가 저를 태우러 옵니다ㅎㅎ
태우더니 5분정도 거리에 있는 콜밀린동네에 떨궈 줍니다. 네번째 손님 젊은 아주머니. 술은 별로 드시지 않은듯 보였다.
처음에 아무말없이 조용하시더니 내가 말을 걸어주니 막힌 변기가 뚤린 마냥 어쩌고 저쩌고 빽빽#$%&*%@~ 말문이 터지셨다.
내리실때 봉지에서 주섬주섬 뭔가를 꺼내시는데 송이 한뿌리와 3천언을 더 주셨다. 연신ㄳㄳ 하면서 등을 돌린다. 역시 마수를 잘찍으니 일진이 좋은거 같은 느낌이었다. 마수 잘찍어야 한다는 옛날 어르신들 말씀 틀린거 하나도 없다는 생각을하며
다섯번째 손님 JEEP를 타는 50대후반 아저씨 였다. 대리하며 내 생에 첫 외제차를 몰아 본다ㅋㅋ
기어도 드드득하며 움직이는거 밖에 못타봤는데 중간에서 깔짝깔짝하며 움직인다, 운이 좋게도 목적지가 집근처 차를 세워둔데와
멀지 않은데였다 '오오 완전 기분좋았다' 목적지까지 가니 11:30
차를 타고 집에가서 잠자는 첫째딸 볼에 뽀뽀살짝쿵 해주고 와이프에게 송이 받은거랑 팁받은거 자랑하고ㅋ 수다떨다 잠이듬
일하다 만난 기사님이 말씀하신다 자기도 첨에 투잡하다 본업그만두고 대리만 하신다고 하셨다. 대리란게 중독성 쩐다고...
내가생각해도 나랑 잘 맞는 일인거 같다. 재미있기도하고 어떤 손님 만날까 하는 기대감?도 있고...
암튼 플랜B로서는 나랑 궁합이 잘 맞는 직업인거 같다
글쓰는 재주없이 회사서 눈치보며 쓴다고 두서 없이 쓴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지금은 20평 정도 되는 임대아파트 살고있습니다. 제가 대리하는 가장 큰 목표는 84제곱미터 아파트로 이사가는거 입니다ㅎㅎ
이사가는 그날까지 한번 열실히 해 볼랍니다.
체력 되신다면 ㄱㄱ
많이 아프다는데 좀망설여지네요ㅠ
전 그렇더라구요...ㅋ
집가는길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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