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녕은 생태투어의 보고다. 우포늪이라는 커다란 태고적 보물이 6월이면 창녕을 짙푸르게 채색한다. 늪에 들어서면 때묻지 않은 원시의 자연이 전해주는 감동에 가슴이 먹먹해진다.
우포늪은 담수 면적이 2.3㎢에 이르는 천연 늪으로 그 넓이가 서울 여의도만하다. 국내 최대 규모로 1500여종의 동식물이 서식하는 생태천국이다. 늪은 자연생태계 보존지역으로 지정됐을 뿐 아니라 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에 관한 협약인 람사르 협약에 등록돼 보호되고 있다. 우포늪이 생성된 것은 약 1억4천만년 전으로 추정되고 있다.
우포늪으로 총칭해 부르지만 늪은 제방을 경계로 4곳으로 구분된다. 현지 주민들은 우포, 목포, 사지포, 쪽지벌 등으로 나눠 부른다. 늪은 위치에 따라 개성도 모습도 다르다. 우포는 소의 형상을 닮았다고 해서 예전부터 소벌로도 불렸다. 나무가 무성했던 목포늪은 나무벌, 모래가 많았던 사지포는 모래벌이라는 친근한 이름을 지니고 있다. 우포 서쪽의 쪽지벌은 네 개의 늪 중에서 가장 작은 규모다.
이름과 모습은 달라도 여름이 오면 우포늪은 닮은 색으로 변신한다. 6월이면 초록의 잎들이 무성하게 수면을 덮기 시작하는 시기다. 왕버들나무의 군락도 무성함을 자랑하고 물풀의 왕인 가시연꽃도 큼지막한 잎을 뽐내며 신비감을 더한다.
여름 우포늪은 일년 중에 가장 풍성해지는 시기다. 가시연 외에도 마름, 자라풀, 개구리밥 등이 녹색의 융단을 깔아 놓은 듯 늪을 뒤덮는다. 이곳에 해오라기, 백로, 쇠물닭 등 여름 철새가 날아와 늪의 정적을 깬다.
우포늪은 하루에도 시시각각 다른 풍경으로 다가선다. 늪이 전해주는 감동을 제대로 음미하려면 이른 아침에 찾을 일이다. 늪 곳곳에서 물안개가 피어오르며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물안개 사이로 물새가 날아오르고 우포늪의 상징인 장대거룻배가 오간다. 늪이 가장 아름다운 풍경으로 젖어있을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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