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트넘 아스널 경기 보기전에 시간이 남아서 평소 생각했던 썰을 한번 풀어볼까 합니다.
제가 어릴때부터 많이 들었던 말 중에 하나가
"대한민국은 땅도 좁아 터졌고, 석유한방울도 나지 않는 나라인데, 사람들이 차는 전부 큰 차만 타고 다닌다. 한국사람들이 과시욕이 강하고 허세가 많아서 그런거다"
라는 말이였습니다.
어릴때는 맞는말이라고 생각했고 또 지금도 어느정도 일리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사람들 타인 시선의식 많이 하는것도 사실이고 또 차에 과도한 자의식을 투영하는 경우도 많죠.
그런데 말입니다. 과연 그게 전부일까요?
나이가 들면서 다른 나라도 갔다오고 이것저것 보고 배우다 보니 꼭 저말이 진실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선 명제1 <우리나라는 땅이 좁다> 입니다. 맞습니다. 우리나라의 국토 면적은 남한만 따졌을때 10만km2 가 조금 안되는 작은 땅입니다. 전 세계 200개 나라중에 100위권 밖이죠. 게다가 인구는 5000만이 넘어서 아주 인구밀도가 높은 국가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결과적으로도 아주 땅이 좁은 나라중 하나죠.
하지만 땅이 좁다고 해서 차가 작아야 할까요?
차의 크기가 과연 땅이 넓고 큰것과 상관관계가 있을만한 것인지 한번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땅이 넓은 나라가 큰 차를 타고 다녀야하고 땅이 좁은 나라가 작은차를 타고 다녀야 한다면, 인도같은 나라에서 큰 차보다 작은 차가 많이 팔리고, 독일에서 상대적으로 큰 차가 더 팔리는것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 뭔소리야 ㅅㅂ 당연히 독일 잘사니까 큰 차, 고급차가 더 많이 돌아다니는게 당연하지--- 이게 상식적인 반응이겠죠?;;;;;
즉 차의 크기는 땅 크기보다는 그 나라의 소득 수준과 압도적으로 상관관계가 더 많다는 말입니다. 그 나라의 땅의 크기는 그 나라 사람들이 타고다니는 차의 크기와 별 상관이 없고 그 나라의 소득수준 같은 그외 요소들이 훨씬 중요하다는것을, 우리는 조금만 생각해봐도 알 수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나라는 땅도 좁은데 차는 큰것만 선호한다라고 비판하는것은 논리적 근거가 다소 부족한 비판이라고 봅니다. 땅이 좁고 넓고는 그 나라 사람들이 타고다니는 차 크기에 결정적 이유가 되지 않기 때문이죠.
두번째 명제<우리나라는 석유한방울 안나는 나라다>를 살펴보겠습니다. 물론 이것도 매우 맞는 말이긴 합니다. 한방울도 안나는것은 아니지만, 우리나라의 석유생산량은 극히 미미한 수준이며 경제성이 떨어져서 사실상 필요한 석유의 99% 이상을 우리는 수입해서 쓰는 석유수입국입니다. 그런 우리나라 사람들이 석유를 아껴써야 하는것은 매우 당연한 도리처럼 느껴집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우리나라가 석유정제능력이 세계 6위라는 것도 다들 알고 계시는지? 되게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나라는 석유정제능력 6위의 나라입니다. 즉 원유는 거의 나지 않지만, 그 원유를 가공해서 정제하는 능력은 세계 6위이며 이런 정제능력 기준으로 봤을때 우리나라는 상당한 석유강국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아니 원유한방울 나지 않는 나라가 석유강국이라니 뭔 헛소리야 하실 수도 있지만
팩트는 팩트입니다.
참고로 세계 원유생산량 top10은
러시아, 사우디, 미국, 이라크, 중국, 이란, 캐나다, UAE, 쿠웨이트, 브라질 순입니다.
이게 중동정세나 세계적인 감산 합의등에 따라 매년 달라지기는 하지만
러시아, 사우디, 미국은 1일당 1000만 배럴 내외 수준
이라크, 중국, 이란은 400만 배럴 내외 수준
캐나다, UAE, 쿠웨이트, 브라질은 350~250만 배럴 수준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다음으로 세계 석유정제능력 TOP10을 살펴보겠습니다.
미국, 중국, 러시아, 인도, 일본, 대한민국, 사우디, 브라질, 독일, 인도 순입니다.
참고로 미국의 1일 석유정제능력은 1800만 배럴, 중국은 1400만 배럴, 러시아는 600만배럴, 인도는 450만배럴, 일본은 350만 배럴, 우리나라는 320만 배럴 수준이죠.
즉 우리나라는 원유는 한방울도 나지 않지만 실제 휘발유, 경유 등 정제된 석유를 뽑아내는 능력과 생산량은 세계 6위라는거죠
원유가 한방울도 나지 않는데 정제능력이 뛰어난게 뭐가 자랑이냐? 하실 수도 있는데 이 석유정제능력은 그나라의 산업능력을 알려주는 아주 중요한 지표중의 하나로서 이 석유정제능력은 곧 그나라의 중화학 공업능력을 그대로 보여주는, 한 나라의 공업력을 보여주는 지표이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우리나라의 공업력이 세계 6위 수준이라는 ㅋ 주모 여기 국뽕 한사발.. 아.. 아무튼....
아무튼 우리나라는 캐나다가 생산해는 원유와 거의 맞먹는 수준의 정제된 석유(휘발유, 경유, 등유)를 생산해 내고 있다는 겁니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세계 5위의 원유 수입국이자 세계 5위의 석유제품 수출국이기도 합니다 ㅋㅋㅋ 참 웃기죠? 원유는 한방울도 안나는 수준의 나라가 세계 5위의 석유제품 수출국이라니 ㅋㅋㅋ 진짜 어떻게 보면 대단한 능력이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두번째 명제, 우리나라 사람들은 기름 한방울 안나오는 땅에 살면서 차는 큰것만 좋아한다는 주장 역시, 틀린 말은 아니지만 다른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우리나라는 세계 6위의 휘발유, 경유 생산국이다라는 주장으로 반박이 가능하다는 것이죠. 우리나라는 하루에 약 280만 배럴의 석유를 소비하는데요. 320만 배럴정도의 석유를 생산하니 매일 40만 배럴 정도의 석유가 초과생산되는 셈이죠. 물론 이건 다 수출됩니다.
심지어 우리나라가 수출하는 석유제품(휘발유, 경유, 등유) + 석유화학제품의 수출액을 합치면 연간 약 700억불 수준으로(올해기준), 연간 원유수입액을 상회하는 금액이 나옵니다.
참고로 우리나라의 원유 수입양은 올해 기준 약 11억배럴(예상, 작년 10억7000만 배럴) 수준으로 배럴당 60달러로 계산해도 660억 달러 수준이죠.
그러니까 쉽게 말해서 우리나라는 매년 600억 달러 수준의 금액으로 원유를 수입해다가 우리나라 국내 수요를 충당시키고도, 700억 달러정도의 석유제품과 석유화학제품을 국외로 수출하는 나라인것입니다;;;
그러니까 우리나라는 기름한방울 나지 않는 나라인데 국민들은 큰 차만 좋아한다는 주장 역시 어폐가 있는 주장인것입니다. 원유가 안나는건 사실이지만, 우리나라의 석유산업 구조를 생각해보면 전혀 사실과 다른 주장이죠. 원유값이 올라도 위의 비율은 쉽게 변하지 않습니다. 원유값이 오르는 만큼 석유제품과 석유화학제품의 가격도 덩달아 오르기 때문이죠. 또 우리나라의 석유산업은 계속 발전하고 있어서 곧 일본을 추월해서 총 정제능력면에서 세계 5위에 안착할 예정이라고 합니다(수출은 지금도 5위)
그러니까 사실 우리나라는 원유 한방울 안나는 나라는 맞지만, 자동차의 연료인 휘발유와 경유로 따지면 상당히 풍부한 나라 중에 하나라는거죠. (물론 유류세가 높아서 땜에 기름값은 비싸긴 합니다 ㅅㅂ)
몇가지 팩트 체크를 통해서 "우리나라는 땅도 좁고, 기름 한방울 안나는데 국민들이 큰 차만 선호한다. 국민성이 부족해서 그렇다"라는 주장이 어떤 모순을 안고 있는지 살펴보았습니다.
추가적으로 국민들이 소유하는 자동차 크기에 영향을 끼치는 요소가 무엇이 있을까 생각해보다가, 자동차의 원재료가 뭐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동차의 원재료 철강이죠. 그래서 국내 철강산업에 대해서도 한번 알아보았습니다.
https://en.wikipedia.org/wiki/List_of_countries_by_steel_production
그만 알아보기로 하겠습니다
자 그럼 자동차 소비에 가장 직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는 국내 자동차 생산량에 대해서도 한번 살펴볼까요?
이것도 뭐... 다들 아실테니 이정도로 하겠습니다.
또 하나, 실제로 국민들이 차를 구매하는데 필요한 1인당 국민소득을 한번 알아보죠.
참고로 이거 살펴보시면 우리가 되게 잘산다고 생각하는 사우디가 2만불 수준으로 39위 인걸 아실 수 있습니다. 뭐 최근 원유가격 급락 때문에 많이 하락한거긴 하지만요
전체 경제규모도 한번 살펴볼까요?
땅은 좁지만 러시아, 호주보다도 경제규모가 큰게 우리나라죠. 곧 캐나다도 따라잡을 수 있을겁니다.
결론: 우리나라는 땅은 좁고 기름한방울 안나는 나라인건 맞지만/경제규모 세계 11위, 1인당 국민소득 29,000불, 세계 5위의 석유제품 수출국, 세계 6위의 철강생산국, 세계 6위의 자동차 생산국이라는 겁니다. 괜히 그랜저 같은 큰 차들이 많이 팔리는게 아니라는거죠.
게다가 6.25 이후에 폐허가 된 국토에 도시와 도로들을 완전히 다시 지어서 도로도 넓찍넓찍하고 포장 상태도 나쁘지 않습니다. 게다가 사람들 성격이 급하고 모두들 바쁘게 일하느라 다들 빨리빨리 문화가 기본으로 깔려 있는 나라죠. 물론 과시하는 문화도 없지 않아 있습니다. 이런 나라에서 중형차 이상의 큰 차들이 많이 팔리는게 어찌보면 당연한거 아닐까요?
개인 GDP도 높고
거기다 차고지 증명 철저하게 해서 불법 주정차 거진 없고
울나라는 차만 크고 주차장은 없고 카푸어 문제에.....
뭐 저도 큰차 타고 댕기긴 하지만
거기다 작은차 무시하는 문화가 한몫 하겠죠
울나라는 배가 됬고 ㄷㄷㄷ
https://toyota.jp/carlineup/?minp=200&maxp=300
좀 그런게 있는것 같습니다. 근본적으로
준대형도 준대형이지만 비엠 벤츠 프리미엄 신형 럭셔리카가 원산지 독일보다 잘팔린다는게 웃긴거죠*_*
결국 남 의식=큰차 비싼차
제가 봤을때는 우리나라 자동차 시장은 현기를 빼놓고 생각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수입차 시장역시 마찮가지, 상대적으로 현기와 성격이 겹치거나 현기가 어느정도 색깔을 따라잡은 수입차들은 국내에서 차별화가 안되서 잘 안팔리는데 비해서 아직 현기와 차별화되는 독일3사가 잘팔리는건 구조적인 문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저도 큰차사랑에 대한 비난에 대해 한마디 하고싶었던 참인데 위지천하님이 너무나 잘 정리해주셨네요^^
한국이 원유생산국 미움사서 원유수출 금지하면 우리나라 정제산업 어케 될까요?
기름 한방울 안나는 나라에서 산유국 미움사면 원유는 어디서 가지고 오죠?
좀 생각하고 삽시다..
그리고 잘사는 나라는 자동차가 취미입니다. 하나의 문화구요
우린 자동차 문화라는게 없습니다.
그냥 한민족은 큰거랑 외제 좋아하는 민족이라면 답 나오는거예요
어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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