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배드림

안녕하세요...

지난 설날, 시골에 차례 지내러 내려 갔다가 아버지께서 차 옆면에 찌그러진 곳을 수리비 아깝다시며 그냥 차량 스프레이로 뿌리고 계시더라구요... 상황을 들어보니 출발점은 2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네요...

2017년 1월경.. A씨가 아버지 소유의 밭을 사겠다며 집으로 찾아와 A씨의 자필로 계약서를 작성합니다.

그리고 계약금을 건네고 잔금은 약 두달뒤인 17년 3월 30일 지급하겠다고 합니다.

그런데 잔금 지급은 차일피일 미룬 채 조금만 더 기다려 달라는 말만 몇 번 하더니 어느 순간부터는 전화도 안받고 잠수.....

A씨는 잔금 지급도 안한 상태에서, 당연히 등기 이전도 안한 상태에서 그 밭을 두동강 내서 한쪽에 높은 언덕을 만들어 버렸는데 처음에야 아버지도 어차피 새로 주인될 사람이 자기 용도에 맞게 그런 것이니 그 부분은 이해하고 넘어갔는데 전국민이 다 아는 유명인이 이렇게 2년 넘도록 잔금지급도 안하고 원상회복도 안할 줄은 상상도 못한것이죠.. 그런 상황에서 다시 농사짓기도 애매한 상황이 된 것입니다.

그런데 정작 더 큰 문제는 밭 옆에 실개천이 있는데 그 실개천마져 다 파헤쳐 놓아서 산에서 내려오는 물이 갈길을 잃고 사방으로 흘러 바로 밑에 있는 논이나 가정집에 피해를 주거나 농로로 흘러내려 또다른 피해의 우려가 있다는 점입니다.

특히나 여름철 장마가 걱정되어 아버지께서 처음에 A씨에게 몇차례 전화를 걸어 이 부분에 대한 우려를 얘기했으나 A씨는 알았다고만 하고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감감무소식...

다행히 17년, 18년에는 큰 장마가 없어 별 다른 피해는 없이 넘어간 것 같은데 이번에 농로로 흘러내린 물이 빙판이 되어 아버지 차량이 미끄러져 차량이 파손되는 일을 당하신 거죠...

또 한가지는 그 밭 끝 지점에 아버지께서 산에서부터 수백미터를 파이프를 묻어 내려와 식수를 취수하던 곳이 있었습니다. 한여름 가뭄에도 마르지 않는 말 그대로 생수였고 20년 넘게 시골 부모님의 생명수 같은 역할을 담당했던 곳인데 그 곳도 A씨가 그냥 파헤쳐 버리는 바람에 물을 구하러 수십km 떨어진 곳으로 가서 물을 담아 오기도 하는 등 매번 물 때문에 고생이 많으시더군요..(시골집은 지하수나 상수도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예전에 정수기를 놓아 드렸지만 사용하지 않으시고 쓸데없는데 돈쓴다고 역정만 내시니...)

그 생수 파이프를 파헤치는 바람에 그 물을 사용하는, 바로 밑에 위치한 저희 친척집에서 물이 안나와 며칠 고생했다고 하네요... 그 문제도 결국 아버지가 시내에서 펌프를 사다가 해결하셨다고...

사실 그동안 시골에 다녀올때마다 이런 일을 간간히 듣기는 했으나 잘 해결 되리라 생각하며 크게 신경쓰지 않았는데 이번에 아버지께서 차량 사고를 당하신 것을 보니 사람이 다치면 어쩔뻔했나 싶은게 갑자기 화가나고 지난 평창 동계올림픽때 태극기 들고 입장하던 그 사람의 모습이 떠 올라서 더 화가 나더군요...

부모님과 떨어져 지내다 보니 웬만한 일은 자식들 걱정할까봐 말씀 안하시는 분들이라서 그동안 이로 인해 제가 알지 못하는 또 다른 피해가 얼마나 더 있을지 알 수 없다는 것을 생각하면 답답하기만 합니다. 

소아마비를 앓아 편치 않은 다리로 12살 때 부터 집안의 모든 빚을 다 짊어지고 한평생을 가족을 위해 살아오신 아버지의 그 절뚝거리는 뒷모습을 생각하면 지금도 눈시울이 붉어지는데 보다 편히 지내셔야 할 노년에 뜻밖에 이런 사람을 만나 몸고생, 마음고생하시는 것을 생각하니 자식으로서 별 도움도 못돼 드리는 것이 마음이 한없이 죄스러워지네요..

어찌 해야 되나요?

계약금만 지불하고 잔금도 안치른 상태에서 이렇게 남의 땅을 파헤쳐 놓았는데 그냥 계약 취소된 것으로 여기고 그냥 우리 마음대로 다시 땅 원상복구하고 농사지어도 될까요? 아버지께서는 여름 장마 오기전에 자비 들여서 그냥 그렇게 하시려는 것 같은데 그래도 되는지, 나중에 그 사람이 법적으로 무슨 문제를 제기하지는 않을지 걱정입니다. 

추천과  조언 부탁드립니다. 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