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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대를 풍미했던 각그랜저의 리스토어 일지(part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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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대를 풍미했던 각그랜저의 리스토어 일지(part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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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두 글의 후속 연재 글입니다.
복원 작업을 마치고 대략 600~700km 정도 주행한 것 같습니다.
제가 모든 과정을 기획했지만, 이 차는 정말 하나의 예술작품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ㅋㅋ
경치 좋은 곳에 주차해 두고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으면, 요즘 차량과는 확연히 다른 매력을 가진 디자인에 감탄을 금치 못합니다. 지나가는 분들도 제 차량을 보면 쉽게 눈을 떼지 못하시곤 합니다.
특히 50대 이상 중장년층 분들께서는 더욱 큰 관심을 보이십니다 ㅋㅋ
걸어가시다가도 유심히 차를 살펴보시며, 한마디씩 추억을 떠올리며 이야기를 나누십니다.
이 차를 타거나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잠시나마 그 시절을 떠올릴 수 있으니, 그야말로 움직이는 타임머신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물론 저는 그 시절을 직접 경험하지 못했지만, 다양한 반응을 지켜보는 것이 무척 흥미롭습니다.
작년 12월 말, 대대적인 복원작업을 끝내고 가족, 회사 동료, 친구, 지인, 올드카 마니아 등 다양한 분들께 제 작품을 경험시켜 드리느라 특히 많이 돌아다녔습니다. 유튜브를 운영하는 동료에게도 특별히 협찬(?)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덕분에 이 차량을 충분히 주행하고 경험할 수 있었고, 느낀 점을 한 번 정리해 보겠습니다.
1.생각보다 작은 차입니다.
전면에서 차량을 바라보았을 때 크기를 가늠하는 전폭이, 아반떼는 물론 소형 SUV인 베뉴보다도 작습니다.
각그랜저가 최초 출시된 1986년과 비교하면, 약 40년 동안 차량의 크기가 점진적으로 커졌다는 점을 실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전장이 전폭 대비 긴 편이라 비율이 좋아 보이며, 멋진 디자인 덕분에 사진으로 보면 차가 작아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보면 전폭이 좁아 "어라? 생각보다 차가 작네?"라는 느낌을 받습니다.
현재의 시각에서는 작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당시에는 명실상부한 대형차였습니다. 그렇다면 당시의 다른 소형차들은 얼마나 더 작았을까 궁금해집니다. 옛날에 만들어진 주차장에 요즘 차량을 주차하면 폭이 좁다고 느끼는 이유도, 이 시절의 차량 크기가 기준이었기 때문입니다. 작은 전폭 덕분에 주차할 때는 꽤 편리한 편입니다
2.기름을 상당히 드십니다.
엄살이 아니라 진짜 많이 먹습니다 ㅋㅋ
연비만 따지면 V8 5000cc 가솔린 엔진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각그랜저 동호회에 팰리세이드 3.8 가솔린을 메인카로 보유하신 분의 말을 빌리자면 확실히 팰리보다 더 많이 먹는다고 말씀하시더군요
가솔린 10만 원을 주유하면 500km도 채 주행하지 못하는 느낌입니다.
물론 장거리 정속 주행 없이 100% 시내 단거리 주행만 하니 연비 면에서 최악의 조건이라는 점도 한몫합니다.
2.0 수동 변속기 사양이라면 연비가 좀 더 나았겠지만, 제 차량은 2.4 자동 변속기인지라 연비 측면에서는 더욱 불리하죠
당시 기술로 제작된 자동 변속기의 특성을 고려하면, 연비는 그러려니해야겠지요.
어차피 이 차를 거의 타질 않으니 연비는 별로 신경 쓸게 못됩니다 ㅋㅋ
제 메인카는 아이오닉 5입니다.
2018년 코나(OS) EV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꾸준히 전기차만 여러 대 바꿔가며 운행해 온 충실한 "전기맨"입니다.
회사 이메일 계정조차 'pikachu'일 정도로 전기차에 익숙한 삶을 살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오랜 기간동안 내연기관 차량과는 담 쌓으며, 사실상 유지비 걱정 없이 차량을 운행해 왔습니다.
하지만 각그랜저 덕분에 주유소를 들락날락 하며 기름 냄새를 맡는게 새롭게 다가옵니다 ㅋㅋ
(참고로 아이오닉 5 기준으로 500km 주행에 1.5만 원이면 충분합니다.)
3.비록 기름은 많이 먹지만 밟아도 차가 안나갑니다 ㅋㅋ
기름은 많이 쳐묵쳐묵하지만, 출력은 1000cc 자연흡기 경차 수준입니다 ㅋㅋ
수동 변속기였다면 원하는 대로 RPM을 조절하며 주행할 수 있었겠지만, 자동 변속기라 더욱 답답하게 느껴집니다.
특히나 메인카인 아이오닉5 와 비교하면 더더욱...
하지만 이 차를 운행하면서 답답함을 느껴서는 안 됩니다. 당시의 감성을 온전히 받아들이며, 느긋한 운전 태도가 필요합니다.
정확한 자료는 없지만, 제로백(0-100km/h 가속)은 약 13초 전후로 예상됩니다.
현재의 1000cc 경차 수준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4.스치면 전손, 무과실 사고라도 나만 손해, 방어운전 필수
이 차량에는 주차 및 주행하는데 있어 안전벨트, 사이드미러, 룸미러 외에는 별다른 안전장치가 없습니다.
후방 감지기조차 없던 시절의 차량이므로, 특히 후진할 때는 더욱 신중해야 합니다.
보험사가 책정한 차량 가액이 40만 원 정도로 알고 있는데, 이는 자차 보험이 거의 의미 없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또한, 사고가 나면 부품 구하기도 어렵기 때문에 무조건 방어운전이 필요합니다.
상술 한 것 처럼, 이차에는 일체의 안전장비가 없습니다. 운전석 에어백도 당연히 없습니다.
안전벨트와 헤드레스트라도 있음에 감사해야합니다 ㅋㅋ
브레이크 성능 또한 요즘 차량에 비할바는 아니어서 브레이크 타이밍도 다소 일찍 가져가야하고 제 차에는 ABS 도 없는 사양이므로 급정거를 할 상황 자체를 만들면 안되겠습니다 ㅋㅋ
(이 당시 ABS는 옵션으로 선택 할 수 있었다고합니다. 다만, 세월의 여파로 현존하는 대다수의 각그랜저는 ABS 모듈이 고장나서 ABS 경고등이 들어오는 차가 대부분이며, ABS 모듈을 고치는게 아니라 계기판에 ABS 경고등 전구 다마를 제거하는것으로 퉁칩니다 ㅋㅋㅋㅋ)
5.도로 위에서 존중받는 차량입니다ㅋㅋ
운전하면서 느낀 점은, 의외로 다른 차량들이 잘 끼워주시고 클락션도 잘 울리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밟아도 안나가는걸 아시는걸까요..? ㅋㅋㅋ
아마도 신기해서 그러신 것 같습니다 ㅋㅋ
신호대기할 때 룸미러로 뒷차를 보면 상당수의 운전자분들이 폰을 꺼내 사진을 찍으십니다
옆 차량 운전자분께서 창문을 내려 따봉을 날려주시는 경우도 여러 차례
6.무소유... 그러려니하는 마음 가짐
34년 68만 탄 차 관리를 아무리 잘했다한들, 정정해보이셨던 100세 어르신이 내일 당장 돌아가셨다고해도 이상하지 않듯이 언제든지, 어디서든지 차가 퍼질수도(?) 있다,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소리가 날수도 있다, 뭐가 잘 안될수도 있다 등등.... 실제로 그런일이 벌어지더라도 그러려니하는 마음을 가져야 됩니다 ㅋㅋ
그래서 적당히 찌그덕 소리가 나고 해도 "그러려니"하는 마음으로 타야 됩니다.
아무리 관리를 잘했어도 세월앞에서는 장사없어요~
7.하차감 하나만큼은 국내 최고
"하차감"이라는 단어, 대한민국에서만 존재하는 참으로 속물적인 단어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엄연히 대한민국에서 존재하는 그것이죠.
수억을 호가하는 최고급 승용차와 슈퍼카를 소유해본적은 없지만, 분명 그것과는 다른 하차감을 선사합니다 ㅋㅋㅋ
제 차를 보고 감탄과 칭찬을 아끼지 않는 분들을 볼 때마다, 복원 과정에서의 고생이 모두 보상받는 기분이 듭니다.
특히 자동차를 좋아하는 50대 이상 남성분들은 저를 붙잡고 추억을 공유하시느라 바쁘십니다 ㅋㅋㅋ
이러한 관심과 칭찬, 격려 덕분에 앞으로도 이 차량을 평생 소유하며 컨디션을 더욱 끌어올려 보고 싶네요 ㅋㅋ
긴글 읽어봐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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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차량의 리스토어 일지를 좀 더 자세히 기록하기 위해 블로그에 별도로 기록하고 있습니다.
좀 더 자세한 스토리가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 블로그에 접속하시어 읽어보실 수 있습니다.
https://blog.naver.com/l-car-5000
(광고 없음. 순수 개인 기록용 블로그)
그때는 구름위를 달리는 듯하고 웅장했던 기억이....
그 열정이 부럽네요 대단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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