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국민이 IMF로 정신 없던 97년, 98년.
망해가는 회사의 임원으로 어떻게든 직원들 살려보려고 아동바동하시다가
결국 99년을 암투병으로 보내신 아버지.
수술과 항암으로 서울 큰 종합병원에서 근 6개월을 보내고 나니 집은... 풍비박산.
서울 삶을 정리하고 공기 좋은 고향 인근 동쪽 바닷가 중소 도시에서 시작된 제2의 인생.
한 25년을 도끼자루 썩는 줄 모르고 살다가
최근 폐렴 증상으로 입원한 병원에서 또 한 번의 인생 고비를 겪으십니다.
해방되기 3년 전에 태어나, 초딩 2학년에 6.25로 피난 가고,
고3때 4.19, 대학교 1학년 때 5.16 겪고
위생병으로 월남전 전사자 시신 인계 받으시다가
제대 말년에 김신조 내려와 군생활 3개월 늘어나고,
늘어난 군생활로 원하던 직장에 입사 취소되고
급하게 들어간 원치 않던 회사에서 30년 넘게 근속하고
임원되어 좀 편해지려니 IMF터져 병 얻고...
참 스펙타클한 삶을 사셨네요.
이미 25년전 암투병으로 간병할 때 고생하신 어머니는 낼 모레 팔순이라
기력이 다해 건강하신 것만으로도 감사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어버이날 다음 날 골수검사합니다.
부디 그냥 오진이었기를.
확진되면 감당할 수 있는 용기를 기도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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