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한 여중생의 아버지입니다.
이 이야기는 부당한 수행평가 점수로 인해, 저 멀리 제주에서부터 오랫동안 간직해 온 꿈이 무참히 깨어져 버릴 위기에 처한, 중학교 3학년 제 딸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 일이 발생한 올해 6월부터, 저는 현 교육시스템 안에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가장 먼저 학교의 담임선생님, 해당교과목선생님, 교무부장선생님, 교감선생님, 교장선생님과 통화하여 학교 내에서 문제가 바로 잡히기를 바랐고, 이후에는 관할교육청, 서울시교육청, 교육부까지 상담과 민원을 통해 부당함을 호소했지만, 그 어느 곳도 선생님과 학교의 부당한 처사에 대하여 문제점을 인정하고, 해결하려는 모습을 보이는 곳은 없었습니다. 관할교육청은 권한이 없다고 했고, 서울시교육청은 큰 사건이 아닌 이상 조사를 진행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동안 언론을 통해 선생님들에 대한 일부 학부모들의 갑질 논란을 보며, 저 역시 무례하고 비상식적인 일부 학부모에게 분노했고, 권위가 바닥까지 추락한 선생님들에게 측은지심을 느껴왔습니다. 학교라는 기관, 선생님이라는 존재는 존중받아야 마땅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스승’의 자격이 있는 분들에게 해당하는 이야기입니다.
선생님이라는 이유로 제자가 오랫동안 노력해 온 것들을 물거품으로 만들어서는 안 되는 것이며, 선생님이라는 지위를 이용하여 제자를 모욕하고, 인격을 무시하고, 거짓으로 명예를 훼손하는 일은 절대 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많은 언론이 선생님과 학교를 ‘약자’로, 학생과 학부모는 ‘갑’의 위치로 설정하고 있지만, 실제 교육 현장에서는 수행평가 점수, 생활기록부 작성 등 선생님들과 학교가 가지고 있는 권한으로 인해, 부당한 일을 겪고 있는 학생들이 심각하게 많은 것 같습니다.
이번 저희 사례를 통해 매우 잘못된 대한민국의 교육시스템, 자신들에게 주어진 권한을 권력으로 바꾸어 휘두른 학교와 교사, 그동안 부당한 수행평가 점수로 인해 말 못하고 괴로워했을 학생들의 문제가 공론화될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 사실관계만을 바탕으로 한 사건 요약 -
1. 올해 초, 제주도에 살던 중3 여학생이, 서울 소재의 외고 진학을 목표로 제주도에서 서울 노원구의 한 중학교로 전학함
2. 1학기가 끝나갈 무렵, 영어 수행평가 평가 항목 중, 전혀 공지 받지 못한 ‘발표점수’로 인해 4점을 감점당함(여기서 발표점수라는 것은 학급 구성원 모두에게 똑같이 기회가 돌아가는 방식의 발표가 아니라, 선생님이 질문하면 손을 들고 기회를 얻어야 발표를 할 수 있는 평가 방식으로, 한 학기 동안 20회 이상 손을 들고 발표를 하면 ‘4점’, 10회 이상 발표를 하면 ‘3점’, 5회 이상이면 ‘2점’, 1~4회까지는 ‘1점’을 주는 방식)
3. 같은 반 친구들 10여 명에게 영어 선생님이 ‘발표점수’를 공지하셨는지 확인했더니, 대다수의 학생들은 선생님이 올해 발표점수를 공지하지 않았다고 증언함(이 영어 교사는 2학년 때부터 이 학생들을 지도했고, 작년에도 발표점수가 평가 방식에 포함되어 있었다고 함. 그래서 올해 전학을 온 저희 아이를 제외하고 나머지 학생들은 발표점수의 존재를 알고 있었음에도 선생님이 올해는 발표점수를 공지하지 않았다고 말하고 있음)
4. 3월 26일 배부받은 가정통신문의 성적평가계획, 선생님 PT 자료에도 발표점수에 대한 내용은 없음
5. 이에 따라 아이가 선생님에게 찾아가 공지 받지 못한 문제를 하소연했지만, 영어 교사는 “그럼 나보고 어떻게 하라는 거냐? 네가 외고를 목표로 하고 있으니, 너만 점수를 더 달라는 거냐?”라면서 학생이 마치 부도덕한 요구를 하는 것으로 매도함
6. 학교 측에서는 학부모 어플로 전송된 문서에 발표점수 및 세부 평가 내용이 표시되어 있다고 주장함. 그러나 확인 결과 그 문서는 학기가 이미 3/4가량 진행된 시점인 5월 30일에 아무런 사전 안내도 없이 어플로 전송되었음. 한 학기 동안 기회마다 손을 들고 열심히 발표 시도를 해도 20회를 채우기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학교 측은 책임을 피하려고 억지 주장을 하고 있는 것
7. 아이는 기말고사 진도까지 수업이 1.5회 남은 시점에 발표점수의 존재를 알게 되었고, 1점이라도 받기 위해 남은 시간 발표를 시도했으나, 영어 교사가 발표 기회를 주지 않음(학교와 영어 교사는 발표자 기회 부여 기준을 ‘기회를 적게 얻은 학생’, ‘선착순’ 기준으로 했다고 함. 그 기준대로라면 그동안 발표 기회가 한 번도 없었던 저희 아이에게 최우선 발표 기회를 주었어야 함에도 기회를 주지 않았음)
8. 이런 평가 방식은 공정하게 이루어질 수가 없음. 발표점수 4점을 모두 받기 위해서는 한 학기 동안 20회 이상의 발표를 해야 하는데, 아이가 속해있는 학급은 총 28명의 학생으로 구성되어 있으므로, 학급 구성원이 모두 20번씩의 공정한 발표 기회를 얻으려면 한 학기 수업 중 최소한 560회의 질문과 답변이 이루어져야 함. 이는 상식적이지 않은 수치임.
또, 기회를 부여하는 기준도 수업 중 정확하게 적용되기 어려움. 수업 중 다수의 학생이 발표를 위해 손을 들었는데, 가장 먼저 누가 손을 들었는지 찰나의 순간을 놓치지 않고 파악한 후, 학생들이 손을 들고 있는 상태에서 손 든 학생들이 몇 번씩 발표 기회를 얻었는지 체크 리스트를 확인한 다음, 선착순으로 할지 발표를 적게 한 학생에게 기회를 부여할지 결정한다는 것. 그런 과정이 한 학기 동안 최소 560회 이루어져야 모든 학생에게 공평하게 기회가 돌아간다는 것인데, 상식적으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방식임.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 측과 영어 교사는 부당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하게 기준을 적용했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최우선적으로 발표 기회를 얻었어야 하는 저희 아이에게는 왜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인지 이야기에 앞뒤가 맞지 않음
9. 결국 아이는 중간고사에서 94점, 기말고사에서 94점을 받았지만, 발표점수 4점 감점으로 인해 최종 89.1점이 되었고, ‘B’를 받게 됨. ‘89.5점’부터 ‘A’이므로, 0.4점이 부족하여 ‘B’를 받게 된 것임
10. 영어 교사는 저와의 통화에서 자신이 학기 초 오리엔테이션 때 발표점수를 구체적으로 공지했다고 말함. 그러나 이 사건 조사를 담당한 교무부장과의 통화에서는 스스로 구체적인 기준을 설명하지 않았다고 실토함
11. 영어 교사가 교무부장에게 ‘아이가 수업 시간에 엎드려 자고 수업 태도가 좋지 않아 그냥 그런 아이로 생각을 했는데, 발표점수 문제로 찾아와 외고를 간다고 하기에 놀랐다’고 학생이 원래 문제아인 것처럼 거짓말을 함(저희 아이의 제주도에서 학교 성적은 전 과목 A였고, 전교 1등, 학생회장 등 학부모 상담 때마다, 지도하신 선생님들로부터 매우 좋은 평가를 받았음, 서울로 전학을 와서도 수업 시간 노트 필기 점수를 전 과목 만점 받았을 만큼 수업에 충실했으며, 전혀 문제아가 아님)
12. 저는 이런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학교 측에 수행평가 점수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했음. 그러자 학교에서는 같은 반 학생들 전체를 대상으로 발표점수 공지 여부에 대하여 공개적으로 확인을 해보겠다, 아이가 인지한 시점부터 몇 회의 발표 시도를 했는지 확인하여 성적에 반영하는 방법을 논의해 보겠다는 등의 약속을 했지만, 이런 약속은 전혀 지켜지지 않았고, 영어 교사가 발표점수를 공지했다는 진술만을 근거로 학부모의 이의 제기를 기각함
13. 관할교육청에 문제를 제기했지만, 관할교육청은 학교가 이 문제로 회의를 개최했고, 회의를 통해 결론을 내렸으니, 결론을 도출한 절차에 문제가 없으므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 관할교육청은 절차가 정상적으로 이루어졌는지만 확인할 뿐, 그 내용이 부당했는지는 관여할 권한이 없다고 함. 그래서 담당 장학사에게 그렇다면 부당한 내용은 어디에 이야기해야 하냐고 물었더니, ‘말해줄 수 없다’고 함. 그래서 너무 어이가 없어 그 답변을 문제 삼자, ‘말해줄 수 없다’고 한 것은 실수를 한 것 같다면서 ‘다른 기관은 없다’를 거쳐 ‘자신은 모르겠다’로 정정하겠다고 말함
근데 선생님은 왜 엎드려 자는 학생으로 인지 했을까유+_+;
적극적 수업참여도 평가의 항목이기는 하니까.
요즘 중학생들이 밤에 학원에서 공부하고 낮에 학교에서 자는 경우가 많으니까 '학생참여 중심수업'이란걸 하는 경우도 많은듯합니다. 그런 경우는 수업시간에 수회의 발표기회가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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