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나무 한그루가 자그마한 마을의 한가운데 자리하고 있다.
몇백년을 살아온 흔적이 쉬 보여진다.
승용차 한대분의 지름을 한 기둥 주변으로 돌탑을 둘러, 비바람에 견디도록 만들었다.
오뱅색 천조각이 나무를 감싸고, 굵은 새끼줄이 몸을 삼단으로 감고있다.
그 아래는 정성껏 올려둔 과일과 막걸리 한잔이 놓여있다.
거대한 나무의 상공을 몇바퀴 선회하던 검고 커다란 새 한마리가 가지에 살포시 앉았다.
“너, 막내 때문에 고민이니?”
“야, 넌 정말로 모르는게 없구나?
앉은뱅이가….
한자리에 앉아서 천리를 보고있다니……”
“마귀아, 넌 정말로 미련하구나~”
“응?
황당아, 미련한 인간들이야 널 신으로 생각하지만, 우린 다 안단말이야~
너따위는 이곳에서도 한참이나 떨어지는 서열에, 별 볼일도 없는 한그루 나무일 뿐이야!
인간들이 오냐오냐 하니, 정말로 신이라도 된줄아니?“
“마귀야, 마귀야….
넌,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구나?
수많은 사람들의 소원과 바램, 그리고 그 소원을 이뤄주길 바라는 오랜 바램들이,
나를 성황신으로 만들었지.
신이 아니었어도, 수많은 인간들의 바램으로 성황신을 만들었지.
나는 만들어진 신이야.”
“음…..
영, 틀린말은 아니지만…..
그럼, 내가 모르는 둘은 뭐야?”
“미련한 마귀 같으니….
벌써 말했잖냐?
수많은 이들의 바램이 나를 만들었듯, 니 바램으로 막내를 키워 나갈 수 있지.
니가 지금처럼 막내에게 늘 고함을 지르고, 화를내고, 다그치고, 비교하고, 멸시하듯 행동하는건,
아이에게는 늘 그만큼의 자리에 머무르게 만들지.
칭찬하고, 더 할수있게 돕고, 사랑스럽게 감싸주면……
아이는 지금의 자리보다 높이 올라갈거야.
그건, 누구에게나 똑 같다.
아내에게, 남편에게, 아이에게, 부모에게도…..
바라보는 사랑이 클수록, 그는 더 거대한 사람이 될 수 있을거야.
니 믿음과, 니 바램과, 니 사랑이, 또 하나의 성황신을 만들 수 있지.“
마귀가 가지를 박차고 하늘로 날아오른다.
부끄러움을 감추려는듯 힘찬 날개짓을 해 본다.
또한 감사한 마음을 남기고……
고로 잠 옵니다.
자몽에이드 한잔 마셔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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