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이효리가 늙은 얼굴 보기 싫다며 ‘나이 설움’을 표현할 때, 짠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나이 먹는 설움은 연예인이나 일반인이나 다를 바 없구나 생각했지요.
그런데 저에게도 ‘나이 설움’이 이토록 치명적으로 찾아올 줄은 몰랐습니다.
이건 설움 정도가 아니고 삶의 의욕마저 잃게 만든 참으로 어이없는 사건이 아닐 수 없습니다.
끝까지 읽어주시면 제 심정을 이해하실 수 있으실 겁니다.
저는 만 64세로 평소 건강관리를 열심히 해 신체 나이 50대 중후반 정도로 평가받습니다.
(자랑은 아니고 면접에 통과된 이유 중 하나일 것 같아 써 봅니다)
최종면접 합격이라는 폭죽이 터진 지 얼마 되지 않아 ‘최종면접은 합격했지만, 나이가 문제’라 임용은 불가하다네요.
이런 청천벽력이….
여기서 궁금해집니다.
최종면접까지 합격 처리하는 과정에서 그 누구도 제 나이를 확인하지 않았다는 걸까요?
그런 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최종까지 갈 수 없으니까요.
그렇다면 왜, 국가기관인 ‘국립OOO’에서 나이 많은 흠을 가진 저를 최종 합격자 명단에 올린 걸까요?
나이 빼고는 자격이 된다는 말이겠지요.
저는 은퇴 후, 적성에 맞는 조경 분야에 현장경력을 쌓고 이론도 겸비하기 위하여 국가 공인 “기능사자격증"을 획득했습니다. 그래서 "국립OOO 신규(신입/경력) 직원채용" 공고를 보고, 제가 희망하는 공무직(조경.미화) 자격조건이 "<필수자격> 해당 업무 수행이 가능한 자" 라고 명시되어 있음을 확인하고 지원 서류를 작성해 온라인 접수를 했습니다.
하지만 서류 접수 후에 모집공고를 다시 보다가 공통자격요건 부분에 명시된 "마감일 기준, 정년(만 61세)에 도달하지 아니한 자" 라는 문구를 발견하고 포기한 상태로 잊어버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약 2주 후 "서류전형 합격" 이라는 이메일을 받았습니다.
의외였지만 "공무직(조경.미화)" 의 경우, 주로 고령자들이 많이 근무하여 정년이 지났어도 별정직이나 계약직, 임시직 등으로 채용되는 사례도 많이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기대감을 갖고 면접을 위한 인성검사를 마쳤습니다.
인성검사가 통과되어 "면접대상자" 가 되었다는 이메일을 받았습니다.
솔직히 기대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 아닌가요? 기대했습니다.
그리고 면접참가 시 "주민등록초본, 경력증명서" 등 생년월일이 기재된 서류까지 추가 제출했기 때문에 만약 나이가 결격사유라면 면접에 탈락할 거라고 생각했지요.
나이에 관계 없 이 기회가 왔다고 생각했고, 실제로 면접 분위기도 좋았습니다.
여기까지 누구도 제 나이를 묻지 않고, 확인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로부터 10일 후, 최종면접까지 통과되었고 임용서류를 제출하라는 이메일을 받고, 제 가슴속에는 팡파르가 울려 퍼졌습니다, 경쟁을 뚫고 선발됐다는 자랑스러운 마음이었습니다.
그렇게 주변의 축하 인사를 수없이 받으며 1차 서류 제출 후, 2차 서류 준비 중 받은 전화 한 통화.
이제야 제 나이를 확인했다는군요. 이제까지 수많은 절차 중에 그들은 왜 나이를 확인하지 않았던 걸까요?
그토록 중요한 규정이었다면 가장 먼저 확인했어야 하는 것 아닐까요?
어쨌든, 최악의 경우를 염두에 두지 않은 건 아니지만, 64세 취준생의 넘치던 자신감과 적극적이던 취업 의지가 이렇게 꺾이고 개인적으로 너무 아쉽습니다.
또한 사회적으로도 고령화 사회에 대한 문제해결로 정년연장을 운운하며 민간 기업에는 적극적으로 정년연장을 권하면서 국가기관에서는 그런 노력은 커녕 서류전형, 인성검사, 면접 심사까지 통과해서 우수한 성적으로 최종 선발된 사람을 오직 서류상의 나이가 많다고 불합격통보를 한다는 건 참으로 아니러니 합니다.
60대, 은퇴하기에는 너무 이른 나이입니다.
‘아무리 나이를 먹었다 해도 배울 수 있을 만큼은 충분히 젊다’는 말이 있습니다. 일하는 노인으로 살기 위해 자격증을 준비하고 육체적 정신적 건강은 지키며 희망찬 삶을 살기를 바라는 이 땅의 아직은 젊은 중년을 고작 64라는 숫자로만 판단하는 것은 재고해 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유도 없이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
이 나라가 어디서부터 잘 못 된 것인지 ㅜㅜ
최종 면접후 합격된 후에 임용 과정에서 서류제출하게 되면서
서류에 문제 없는지 체크가 됩니다.
저도 실제로 서류에 오타 하나로 합격 취소된 경험이 있어서..
하지만 면접전에 생년월일이 기재된 서류(주민등록초본,경력증명) 추가제출 했기때문에 최종 발표전 조금만 신경썼음 확인 가능했을건데...
확인도 안할 서류를 왜 받었는지...
아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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