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배드림

날씨도 화창한 석가탄신 휴일..(불자님들께는 죄송;;;...) 주말마다 회사일로 짬내기 쉽지않아 입이 댓발 나와있는 와이프님과 오랜만에 드라이브겸 산책겸해서 마곡에 있는 서울식물원을 갔습니다.(얼마전 우연히 그 근처에 갔다가 호수공원이 너무 좋아보여서 와이프랑 한번 와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상전벽해'라는 말이 실감이 날 정도로 뒤바뀐 마곡에 입을 쩍 벌리고 잘 꾸며진 공원에 감탄하며 이곳 저곳을 산책하다가 호숫가 징검다리를 건너고 있었습니다.

마침 그 곳에는 징검다리를 왔다갔다 하며 놀고 있던 여러명의 아이들이 있었는데 그중 대여섯살쯤으로 보이는 아이 한명이 갑자기 미끄러져 물속으로 빠지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징검다리에서 물장난을 하려고 허리를 굽히는데 중심을 잃고 물에 빠졌고 얕은 물속에서 중심을 잡고 두발로 일어서는가 싶었는데 곧바로 다시 미끄러져 깊은 물속으로 머리까지 잠기며 빠져들어가는 상황이었습니다. 

아이가 두발로 걸어 나올 줄 알고 지켜보는 순간에 갑자기 그렇게 물속으로 깊이 빠져드니 물이 그렇게 깊은가 싶어 당황스러웠지만 바로 제 눈앞에서 일어난 일이라 망설일 틈도 없이 신발벗고 물속으로 첨벙하고 발을 내 딛는 순간 저도 물속 바닥의 경사에 미끄러져 물속에서 엉덩방아를 찧으며 가슴까지 빠지고 말았습니다. 

겨우 중심을 잡고 일어서서 앞에서 물속에 머리까지 잠겨 허우적 대는 아이를 잡아 물밖으로 끌어 올려 겨우 구해낼 수 있었습니다. 

아이에게 괜찮냐고 물으며 상태를 살펴보는데 다행히도 아이는 대답도 잘하고 상태도 양호해 보였습니다. 그리고는 같이 있던 아이들과 함께 저 멀리 부모님이 계신 곳으로 뛰어 갔습니다.

그 순간 생각난 건 뭐???????

아차 핸드폰!!!!!!!!!!!!!!!!!!!!!!!!!!!!!!!!!!!!

바지 뒷주머니에서 젖은 핸드폰을 꺼내 얼른 물기를 닦고 쇼트날까 조심스러워 버튼도 안누르고 그대로 집에 가지고 왔는데 집에 있는 큰아들이 제가 샤워하는 동안 그새를 못참고 전원버튼을 눌러 쇼트가 됐는지 폰이 먹통이네요...ㅠㅠㅠ 어쩌면 물속에서 이미 쇼트났을런지도 모르지만...

음... 징검다리 주변이 그렇게 깊다는게 의문이기도 하고 아무런 안전시설도, 주의 문구나 표지판도 안보여서 국민신문고에 민원 몇글자 올렸네요...

석가탄신일에 어울리는 의미있는 날이었던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