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할머님의 명복을 빕니다.
저는 의대 본과 2학년 때 보배드림 눈팅 시작하여 15년째 눈팅만 하다가 글을 읽고 15년만에 회원가입한 정형외과 의사입니다.
참고로 위에 언급하신 경** 병원 과는 전혀 관계 없습니다. 저는 서울 모대학을 졸업한 정형외과 전문의 입니다.
일단 제 의학적 지식에 비추어 보았을 때 님께서 올리신 글에 몇가지 답답한 점이 있어 글을 씁니다.
일단, 노인의 고관절 골절은 수술하지 않았을 때 단기 사망률이 90%이상인 수술이 꼭 필요한 골절입니다.
골절은 생명과는 상관 없다고들 대부분 알고 있고,
심지어 정형외과 의사가 아닌 다른 의사들도 골절과 사망과의 관계에 대해 이해를 잘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 고관절이 골절된
경우는 좌식 자세 조차 불가하게 되어 욕창 발생 및 폐렴 등의 감염성 질환의 발병이 현저히 높아져
결국 사망에 이르는 수술이 꼭 필요한 필수 골절이므로 환자의 전신 상태가 불량하더라도, 수술을 되도록 빨리 할 수 밖에 없는
골절입니다.
따라서 님께서는 언급하지 않으셨겠지만 돌아가신 할머님과 같이 고령의 고관절 골절의 수술의 경우 반드시 마취 전, 중 , 후.
수술 전, 중, 후의 사망 가능성에 대해 의료진이 동의서를 받았을 것입니다.
저는 고관절 골절 수술 후 회복 중 심정지가 발생하여 환자 한분을 떠나 보낸 적이 있습니다. 고령 특히 80세 이상인 분에게는
아무리 안전하게 검사하고 완벽한 준비를 하더라도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의학적 문제들이 있습니다.
님께서 문제 삼으신 응급 심폐소생술 시 갈비뼈의 골절 및 그로인한 내부 장기 손상의 경우 충분한 설명이 없었다는 것에 대해
서도 저는 응급 소생술을 할 경우 심장을 회복 시키는 것이 다른 어떤 것 보다 중요히 하는 과정이고 굉장히 급박한 상황이므로
갈비뼈가 골절되어 다른 장기가 손상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설명하고 시행하는 의사는 전 세계에 단, 한명도 없을 것입니다.
오히려 갈비뼈가 골절되었다는 것은 의료진이 심장을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일 수 있습니다. 제가 인턴 때
응급 소생술을 저와 다른 의사1명 둘이서 시행한 경우가 있었는데 다행히 환자는 살았지만, 갈비뼈들이 멀쩡한 것을 본 윗분이
심폐소생술을 그리 설렁설렁하면 어떻하냐고 혼난 적도 있습니다.
또한 심폐소생술 후 갈비뼈 및 다른 손상에 대해 의료진이 설명하지 못한 것도 심장을 소생시키는 의료적 상황에서는 중요한
부분이 아니기 때문일 가능성이 크고 그러한 부분 까지 설명하기위해 갈비뼈 엑스레이를 찍어본다던가, CT를 찍어본다던가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예를 들어 발목이 왕창 뿌러진 환자한테 골절에 대해 설명하면서 인대 손상이 있는 지 없는지에 대해 자세히 검사 하지 않고
설명 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하겠지요.
또한 할머님이 정정하셨다고 하나, 수술전 4-5일 동안 준비과정이 있었다는 점과, 고관절 골절이 골다공증성 골절이라는 점을
비추어 보았을 때 보호자 분들이 미쳐 알지 못했던 건강상의 문제도 있으셨을 수 있습니다.
할머니를 여의시고 여러가지 심적으로 억울한 감정과 힘든 부분이 있으시겠지만, star2u2 님께서 하루빨리 심적으로 안정되어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을 보이시는 것이 하늘에 계신 할머님께서도 바라시는 모습일 것입니다.
할머님께서 중환자실에 계셨을 때 분명 박봉에 시달리며 몇일밤을 자지 못하고 중환자실을 지켰던 의사가 있었을 것입니다.
다시한번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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