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배드림

안녕하세요. 악성민원인입니다. (정당한 민원이라고 할지라도, 민원 제기를 많이 하면 악성 민원인 취급을 받기에, 악성 민원인 취급 하든 말든 상관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정한 닉네임입니다)

저는 주로 불법주정차를 신고하였습니다. 처음에는 몇 차례 신고하면 지방자치단체에서 불법주정차 단속을 해주리라 생각했습니다만 현실은 전혀 달랐고, 2022년 6월부터 시작한 불법주정차 신고는 현재 1,000여 건에 이르게 되었네요.

지방자치단체에 민원을 제기하고, 국민권익위원회에 고충 민원 제기하여 합의서도 작성했으며, 정보공개 청구도 하는 등. 참 많은 일이 있었고, 그로 인해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 동안 많이 변화했다고 생각합니다.

공익신고를 하면서 욕먹는 거야 수십 번도 더 겪었으나, 그중에서도 오늘은 3명을 고소하기에 이르는 사건에 대해서 써볼까 합니다. 당시에도 글을 올릴까 했으나, 한참 인피티니 사건으로 시끄러워서 제가 글을 올릴 때가 아니다 느꼈고, 차후에 사이다 결말로 글을 올리자 했습니다만, 결국에는 전부 불송치되었고, 불송치 이의신청으로 광주지방검찰청 순천지청에 송치되었으나, 이 역시 전부 혐의없음(증거불충분)으로 불기소처분되었습니다.

우선 설명을 해드리자면,

위의 사진이 사건이 발생한 장소입니다. 버스도 다니는 좁은 왕복 2차선에, 사진상 보이는 횡단보도까지가 어린이 보호구역이고, 이곳의 인도에 불법주정차를 하면 아이와 어른들은 물론, 보행기를 끌고 다니시는 어르신들까지 위험하게 차도로 다니셔야 합니다. 어린이 교통사고가 있었던 곳이기도 하고요.

그런 곳에 두 차량이 양쪽 인도에 불법주정차 중입니다. 그래서 현대 포터 차량을 안전신문고로 촬영 후 기다리는데, 마침 포터 차량의 주인인 A씨가 나오더군요. A씨는 일전에도 몇 차례 제가 사진을 찍으면 차량을 옮겼기에, 이번에도 그러겠거니 했으나 이날따라 옮기지 않습니다. 그래서 한 장 더 찍으려고 기다리니, 차량에 올라타 앞으로 조금씩 움직입니다. 차량의 위치가 바뀌면 신고가 되지 않는다는 걸 알고 한 행동이지요. 그러다가 안 되겠는지, 반대쪽 인도에 불법주차를 하고 있는 C씨의 어머니인 B씨에게 제가 불법주정차 신고를 하고 있음을 알립니다.

제가 불법주정차 신고를 하고 있음을 들은 B씨는 제게 다가와 “이런 걸 신고하면 어떡하냐”며 삿대질을 하고 고함을 지르는 등 거칠게 반발하고, A씨의 차량 촬영을 방해합니다.

그 사이 A씨는 바로 옆 주차장에 주차를 했고, 저는 B씨가 자신의 차량으로 돌아갈 때부터 동영상 촬영을 시작하였습니다. B씨는 제 얼굴을 찍겠다며 “~새끼. 싸가지 없이”라고 발언. (동영상 10~15초경)

이후 B씨가 보조석에 탑승하자, 운전석에 탑승 중이던 B씨의 아들 대학생 C씨가 역주행, 중앙선 침범하여 주차장으로 들어가기에, 번호판까지 확보하여 신고하려고 따라가는데, 이번에는 주차를 마친 A씨가 다가와 막아서며 촬영을 방해합니다. (동영상 45초경)

그리고 주차를 마친 B씨와 C씨도 합세하여 “가만있어”, “기다려”라며 삼면으로 둘러싸 이동할 수 없게 하고, C씨가 제 오른팔을 툭 칩니다. 그래서 “지금 친 겁니까?” 하고 물으니, “그래, 이렇게 쳤네”라며 한 차례 더 오른팔을 치더군요. 계속해서 C씨는 스마트폰을 제게 들이밀며 카메라 앵글을 벗어나 수차례 촬영 중인 왼쪽 손을 치고, 몸을 밀칩니다. (동영상 46초~1분 6초경)

B씨의 주도하에, 사람들이 오가는 길 한복판에서 20여 분간 A, B, C 삼인은 주변 상인, 주민들과 함께 오히려 저를 신고·고소·소송하겠다고 협박하고, A씨는 “여학생들도 찍고 다니는 거 아니야?”, “핸드폰을 뒤져봐야 되겠어”, “핸드폰을 검사해 봐야 돼. 뭐 찍고 다니는지”라며 성범죄자 취급까지 합니다. (동영상 1분 27초~2분경)

C씨가 신고하여 도착한 경찰은 A, B, C씨의 주장에 따라 제 전화번호는 물론, 신분증까지 가져가서 신원확인을 하고, 제가 촬영한 사진과 동영상까지 확인했는데, 제가 고소할 테니 A, B, C씨의 신원도 파악하시라 했으나, 후에 알아보니 신원을 확인하지 않아 이를 파악하는 데만 시간 꽤나 걸렸다고 하더군요. 상대방이 신고하도록 유도하지 않았다면 얼마나 더 걸렸을지…….

저는 바로 집으로 귀가하여 기억과 채증한 동영상을 바탕으로 최대한 상세하게 기록, 고소장을 작성하여, 금요일에 발생한 사건이기에 월요일이 되자마자 고소장을 접수합니다. 근데 피해자 진술조서 작성을 고소장 접수 후 16일이 지나서야 받습니다. (피의자 신문조서도 A씨 68일, B씨 43일, C씨 57일이 지나서야 작성)

사건이 발생한 장소에는 지방자치단체에서 운영 중인 CCTV는 없었으나, 신속한 조사가 이루어졌다면 바로 옆 상가의 CCTV와 피의자들의 차량 블랙박스 영상을 확보할 수 있었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만, 더 중한 사건들로 인해 늦어졌다고 하고, 어찌 보면 상대적으로 경미한 사건으로 피의자들은 전과자가 될 수도 있기에 조심스럽게 접근할 수밖에 없다는 담당 수사관의 입장도 이성적으로 이해했습니다.

공익신고자 보호법은 경찰, 법조인분들도 제대로 모르는 분들이 꽤 많습니다. 그래서 불법주정차 신고가 공익신고인지도 모르는 분들이 계시는데,

공익신고자 보호법

제2조(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개정 2015. 7. 24., 2017. 10. 31., 2023. 3. 21.>

1. “공익침해행위”란 국민의 건강과 안전, 환경, 소비자의 이익, 공정한 경쟁 및 이에 준하는 공공의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로서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말한다.

가. 별표에 규정된 법률의 벌칙에 해당하는 행위

나. 별표에 규정된 법률에 따라 인허가의 취소처분, 정지처분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행정처분의 대상이 되는 행위

공익신고자 보호법 제2조 제1호 가목의 별표 119번에는 도로교통법을 포함하고, 어린이 보호구역 및 인도 불법주정차는 도로교통법 156조에 20만원 이하의 벌금이나 구류 또는 과료(科料)에 처한다는 벌칙조항이 있으며, 공익신고자 보호법 제2조 제1호 나목에서 말하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행정처분의 대상이기도 합니다. 불법주정차 신고는 명백한 공익신고에 해당합니다.

자, 그런데 여기서부터가 중요합니다.

공익신고자 보호법

제2조(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개정 2015. 7. 24., 2017. 10. 31., 2023. 3. 21.>

4. “공익신고자”란 공익신고를 한 사람을 말한다.

5. “공익신고자등”이란 공익신고자와 공익신고에 대한 조사ㆍ수사ㆍ소송 및 공익신고자 보호조치에 관련된 조사ㆍ소송 등에서 진술ㆍ증언하거나 자료를 제공한 사람을 말한다.

6. “불이익조치”란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조치를 말한다.

바. 주의 대상자 명단 작성 또는 그 명단의 공개, 집단 따돌림, 폭행 또는 폭언, 그 밖에 정신적ㆍ신체적 손상을 가져오는 행위

제15조(불이익조치 등의 금지) ① 누구든지 공익신고자등에게 공익신고등을 이유로 불이익조치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이게 무슨 말인고 하니, 공익신고를 완료한 후에야 공익신고자 및 공익신고자등이 될 수 있다는 말인데, 즉 공익신고를 하기 위해 채증하는 과정 중에는 공익신고자 및 공익신고자등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불이익조치에 대한 처벌을 할 수 없다는 말입니다.

경찰 조사 중간에 불법주차한 사진과 동영상을 CD에 넣어 고소인 의견서와 함께 제출하고, 한 차례 더 진술조서를 작성한 뒤 결과를 기다렸으나, 고소장 접수 3개월 이상이 지난 2023. 6. 28. 자로 공익신고자 보호법 위반, 폭행죄, 협박죄, 모욕죄 전부 불송치되었습니다.

불송치된 것에 기고만장한 것인지, 2023. 08. 12. 20:05경에 산책을 하다가 같은 장소에서 또 인도를 완전 점용하여 트럭에 짐을 싣고 있는 C씨를 마주쳤는데, 씨익 웃더니 “엄마~” 하면서 B씨를 부르더군요. 무시하고 평소처럼 산책하고 귀가하는데, 어떤 차량이 따라오는 것을 눈치챕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B씨가 차를 타고 저를 미행한 것이지요.

이 또한 파출소에 사건 접수를 하였는데, B씨는 “은행에 송금하러 간 것뿐이다”라고 부인했다고 합니다.

자영업을 하시는 분이 송금하러 은행을 간다? 뭐, 그럴 수 있죠.

그런데 말입니다.

①해당 장소에서 저를 따라온 거리는 지도상 거리 약 900m, 도보 13분에 해당하는 거리로 나옵니다. 곡선이나 경사, 횡단보도를 건너는 것 등을 생각하면 그 이상 걸릴 거리입니다.

②650m쯤 거리에서 제가 횡단보도를 건너려고 대기하자, 반대편에서 정차하여 대기합니다.

③횡단보도를 건넌 뒤 150m쯤을 사람의 보행속도보다 느린 속도로 뒤따릅니다.

④제가 일부러 멈춰서서 차 번호를 적고 지켜보는데도, 삼거리에서 다른 차량의 통행을 방해하면서까지 한참을 정차합니다.

⑤다가가서 “왜 이런 곳에 차를 세워두시냐” 하며 B씨임을 확인하고, “경찰 부를 테니 기다리시라” 하니, 경찰서로 향하는 제 뒤를 따릅니다.

⑥경찰서 앞에 도착하자, 경찰서 앞 회전교차로를 몇 바퀴 돌다가 근처 은행 주차장에 제가 보이도록 주차합니다.

⑦제가 주차장으로 향하자, 황급히 도주합니다.

이게 은행에 송금하러 간 것뿐이다?

당시 경찰은 직접적으로 해악을 고지하는 말을 들은 것도 아니고, 일회성이기 때문에 스토킹도 안 된다며 부정적이었는데, 경찰이 불송치만 하지 않았더라면 보복 협박으로, 횡단보도 건너편에서 정차해서 대기했던 곳과 150m쯤 사람의 보행속도보다 느리게 따라오는 곳에 CCTV만 있었다면 협박죄로 고소했을 겁니다.

결과적으로 현재 혐의없음(증거불충분)으로 불기소처분된 상태입니다만, 모든 걸 피해자가 해결해야 하는 과정을 수차례 지켜보면서, 수사 의지가 전혀 없는 경찰과 검찰은 제게 수사기관이 아니라 서비스기관이 되었고, 이 사건으로 저는 이 나라 경찰과 검찰, 사법 체계에 대한 신뢰를 완전히 잃었습니다.

국가가 해야 할 일을 공익신고자라는 허울 좋은 말로 국민에게 떠넘기는 것으로 모자라, 안 보이는 척, 안 들리는 척 면피하기에 바쁜 대한민국은, 공익신고자를 보호하지 않습니다.

이러한 일은, 비단 저뿐만 아니라 공익신고자분들께는 비일비재한 일이겠지요.

공익신고자 여러분.

국가는 여러분을 보호하지 않지만, 여러분이 있어 그나마 조금씩이라도 나아지고 보존되고 있음을 압니다.

그러므로 응원하고, 그럼에도 응원합니다.

이 글이 공익신고자분들과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주차장으로 이용되던 인도를 신고로 되찾은 사건 장소의 모습

다음은 피의자들의 신문조서를, 그다음은 경찰이 작성한 불송치 결정서의 수준을 보며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검찰이 불송치결정 이의신청으로 송치된 지 무려 7일 만에 불기소처분하였으므로(검찰청에서 7일 만에 처분 완료하는 거 저도 처음 겪어봅니다. 주말·휴일 제외하면 4일만입니다), 불기소이유서가 공개된다면 함께 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사건 외에도,

공익신고 방해하다가 근처 카페로 들어가 사장과 손님들께 제가 불법주정차 신고한다고 알리신 아줌마.

길에서 마주칠 때마다 욕하고 폭행할 듯이 위협한 아저씨.

전직 경찰이라며 멱살 잡고 추궁하던 영감님.

이상 3건이 고소 진행 중에 있는데, 결과가 기다려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