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습니다! 순대 2관 주세요!”
“왔나? 왔나?
며칠 안보이기에 진짜 궁금했다!
다 팔았나?”
“팔긴요?
뱃속에 다 담았습니다!”
반가운 대화로 누나하나, 형님하나 생긴 날이다.
18,000원을 건냈더니, 16,000원을 받겠단다.
“내가 니한테 천원 더받아가 뭐하겠나?
딴데 이야기 하지마라!”
원가도 내려가고, 손님만 많아지면 좋으련만….
약속했던 두시쯤, 포장마차 앞에 일톤트럭 하나가 멈추더니, 안으로 들어온다.
“준비했나?”
한쪽 귀퉁이에 소주병 하나가 낚시줄에 대롱대롱 걸려있다.
소주병을 보더니, 배꼽이 빠지도록 웃는다.
한쪽 천막에 ‘Keeping Zone’ 이라 써두고, 소주병을 걸어두고, 포스트잇에 ‘가구공장 사장님’ 이라고 붙였다.
첫번째 소주병이다.
20인분, 삼만원을 달라고 했더니, 사만원을 건낸다.
가격을 그렇게 정하라고 오히려 화를낸다.
그렇게 순대만 포장하면 일인분 이천원, 술안주로 먹을때는 오천원이 공식이 된 날이다.
안주는 어묵탕과 순대, 두가지다.
어떻게 알고 손님들이 간간이 찾아와 심심하지 않은 날이다.
생각컨데, 가구공장 사장님이 이곳에서 영향력이 큰 모양이다.
저녁에도 가구공장에 일하시는 몇분이 찾아서 소주를 마시며, 장사걱정에 열심이다.
“안주를 좀 생각해봐라!
이거 가지고는 안된다!
내가 순대 귀신이라 캐도, 한며칠 먹으머 토할끼다.
머 다른거 생각좀 해바라!”
“고갈비 같은건 어떨까요?”
“그래, 그 좋겠다.
내일은 고갈비 무로오깨!”
손님들 대부분이 주변에 사는 분들이라, 늦게까지 앉아있는 사람이 없다.
늦어도 열시쯤이면 주변이 고요하다.
사흘간 같은거리를 힘없이 걸었는데, 오늘은 발걸음이 가볍다.
순대 냄새에 토악질 나올만큼 사흘동안 많이 먹었다.
아마 지금 뱃속에는 순대로 가득할듯 싶다.
오늘밤엔 어묵도 순대도, 남은게 없다.
포장마차 시작한 후로 처음으로 탕수육을 배달시켰다.
매출 148,000원 꿈에서도 웃을수 있을게다.
평소보다 이른시간에 시장으로 간다.
고깃집 형님 찾아서, 안주관련 도움을 청한다.
“형님, 그래서 오늘부터는 고갈비를 할려는데, 어느집에 가서 살까요?
그러고 간단하게 할만한 안주꺼리 있을까요?”
“그래, 잘됐다!
한번에 너무 늘리지 말고, 하나씩 늘리라!
글고 노가리느 어떻노?
그냥 꾸머 끝이다!”
“이야~ 형 최고!
노가리도 하자!”
생각지도 못한 상황이다.
“먼소리하노?
마리당 백원만 깍자!
일마이거, 내 친동생이다.
깍아도!”
고등어 한마리당 백원이 대수가 아닌듯 한데, 장사로 단련된 사람들에겐, 당연한 과정이다.
노가리와 손질 고등어, 순대와 어묵탕을 준비한다.
Keeping Zone이 재미있다며, 일부러 한병을 더 주문하고 걸어달라고 요청하는 사람들이 생겨난다.
장난으로 시작한게 인기다.
Keeping Zone에 걸리는 소주병이 늘어난다.
칼퇴근을 위해서 주차장옆 컨테이너로 왔습니다.
삼십분 카운트 시작했어요~
널널한 아랫동네가 저아요~~
이라고 해야게써요~~~
약 이십여년전 다이어리 속 글입니다~
그래도 넘 감사합니다~
기분좋은 저녁시간 보내세요~~
맛난저녁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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