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할 여친이 이상한것 같습니다. 꼭 읽어주십시오. | 보배드림 자유게시판 (bobaedream.co.kr)
위의 글 사람입니다. 많은 분들의 조언에 감사하다고 말씀 드리고 싶어 다시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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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업이 남았고, 댓글 보려고 들어 왔습니다. 모두 다 살펴봤습니다. 경계선지능장애는 확실히 아닌 것 같습니다. 제가 알기로는 포닥과정 끝나고 지금 회사가 첫 직장입니다. 스물여덟살에 포닥까지 했으니 공부는 열심히 한 것 같습니다.
사실, 이 글을 쓰게 된 계기는 며칠 전 미국에서 있었던 일식 때문이었습니다. 워낙 그 친구가 천체에 대해 좋아하는데 그 날은 저녁 수저도 뜨지 않고 40여분을 혼자서 신나게 이야기 했습니다. 여기에 쓰기 좀 그렇지만 좀 좋은 시간을 가지고 싶었는데 태양계와 우주에 대한 이야기로 그 날은 그렇게 좋은 시간을 가졌습니다.
저도 여친이랑 만난 시간이 있고 과거에 대해 모두를 알지는 못하지만 들은 것과 제가 겪은 것들을 최대한 복기하여 조합해보면 대인관계과 활발한 사람은 아니고, 임기응변도 약합니다. 그건 연애 전 공들인 시간에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거짓말을 하면 금방 티나 나고 어버버 하다가 얼굴이 붉어집니다.
연애도 저 만나기 전에 세 번 정도 해봤다고 했는데 자세한건 저도 모릅니다. 직장을 잡으면서 독립을 하였고 그 전에는 부모님과 같이 살았다고 알고 있습니다. 부모님께서 많은 걸 해주신 것 같습니다.
제가 제일 많이 하는 말이 "이건 어때?" 입니다. 연애 초기에는 잘 결정을 못하다가 지금은 하나씩 본인이 결정하기도 하고 가끔이지만 본인이 주도 해서 이끌어가는 데이트도 합니다.
굉장히 적극적이고 자기주도적인 것까지 바라는 건 아니지만 잠자리조차 본인이 무엇을 원하는지 잘 몰라서 어쩔 줄 몰라 하는 것을 보면 한편으로는 안타깝고 한편으로는 답답하고 한편으로는 옆에서 계속 챙겨 주고 싶습니다.
저도 과거에 연애를 해봤고 십대 후반, 이십대 초반의 연애가 아니기에 이것이 맞나? 라고 생각이 들은 것도 사실입니다. 자신이 좋아하는게 뭔지도 잘 모르는 모습을 보면 나만 여친을 좋아하나? 라는 생각도 듭니다.
며칠전에 비슷한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여친에게 제가 왜 좋냐고 물으니 그냥 다 좋답니다. 이것저것 화 안내고 친절하게 알려주고 저랑 대화를 나눌때마다 세상에 새로운것이 너무 많다는걸 알게 되어 신난다고 했습니다.
저는 누군가 댓글에 쓴 거처럼 여자인간의 탈을 쓴 외계인과 사귀는 건 아닐까요?
오늘 댓글들을 하나하나 읽으면서 많은 생각들이 지나갔습니다. 그 전에는 여친에게 하나 하나 가르쳐 주는 게 가끔은 힘들다가도 저 보면서 즐거워서 웃거나 멋쩍게 웃는 모습을 보면 한번에 다 풀리곤 했습니다. 여친은 제가 처음에 만난 그대로의 모습이지만 제 마음과 태도가 변한 것 같습니다.
그래도 이곳에 익명이란 이름으로 한바탕 쓰는 과정을 통해 나름 마음이 풀리는 것 같습니다.
자폐가 되었든 ADHD가 되었든 검사는 같이 받아 보려고 합니다. 다중지능검사도요. 저희 조카가 몇 개월 전에 다중지능 검사를 받았고 누나네 가족들이 같이 그 검사를 받았는데 누나도 매형도 서로를 더 이해 할 수 있었다고 저에게도 추천을 했습니다. 자폐나 ADHD가 아니라면 다중지능검사를 통해서 여자친구와 제가 선천적으로 무엇을 잘하고 못 하는지 나올테니 서로를 이해 하는데 큰 도움이 될 수도 있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또 하나 제가 댓글을 읽으면서 느낌점은 저는 제가 살아온 것이 일반적이라고 생각하면서 살았고 그게 당연히 맞다고 생각하면서 살았지만 누군가에게는 아닐 수도 있겠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여친이 이상하다고 느끼는건 아닐까?
여친이 살고 있는 세상에서는 여친이 일반적인거고 제가 예민한 것일수도 있겠구나 란 생각을 해봤습니다. 전 여지껏 제가 살아온 것들, 직장에 들어가면 적금과 청약을 들고, 보험비를 내고, 머리는 최소 한달 반에 한번씩 깍아야 하고, 성인이라면 피임에 대해 예민하게 생각해야 하고, 집 청소는 이틀에 한번 씩 해야 하고 기타 등등 제가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일반적이라고 생각한것들이 누군가에는 아닐 수 있다는 생각을 댓글을 보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작년 겨울에 직장 동료가 결혼다고, 처음으로 청첩장 받았다고 좋아서 같이 원피스도 사고 처음으로 렌즈도 끼고, 제가 미용실 예약 해줘서 화장도 했는데 여태껏 봤던 모습 중 가장 이뻐서 같이 결혼식 끝나고 야외로 놀러 갔는데 알고 보니 렌즈 한쪽을 잃어 버렸고, 안불편했냐고 물으니까 그냥 이라고 대답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 날 직장동료들을 잠깐이지만 실제로 만나보니 정말 비슷한 느낌과 비슷한 사람들끼리 모아 둔 그런 사람들이라서 저에게는 굉장히 어색하고 색다른 경험이었고, 그 직장동료들을 보면서 여기서는 여친이 어색하지 않구나 라고 잠시 생각했습니다.
저도 여자가 아니라서 '그날'은 정확하게 알 수 없으나 보통 청바지는 두꺼워서 티나 날 정도로 젖지는 않을 듯한데 가끔 그런 모습을 보면 너무 안타깝습니다.
그런데 사실 중요한것은 '결혼' 에 대한 생각은 저만 가지고 있습니다. 아직 정확하게 여친한테 묻지는 않았습니다. 그냥 여친도 지나가는 말로 34세나 36세쯤 결혼 하고 싶다고 했고, 저도 무난하게 32세나 34세쯤 결혼 하고 싶고 제 딴에는 여친을 진지하게 만나고 있으니 이런저런 것들이 며칠 전부터 고민이 시작 된 것 같습니다.
여러 걱정해주셔서 고맙습니다. 그리고 머릿속이 엄청 부대꼈는데 이렇게라도 털어 놓고 나니 좀 더 저를 객관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다중지능검사 할게아니고
웩슬러검사해보세요.
님 여친 정상아님
뉴턴이 난로 앞에 앉아서 책을 읽고 있었는데 난로가 너무 뜨거웠습니다. 뉴턴은 하인을 불러서 난로를 조금 뒤로 이동시켰습니다. 하인이 끙끙거리면서 난로를 이동 시킨 다음 뉴턴에게 난로가 뜨거우면 지금 앉아있는 의자를 조금 뒤로 이동하면 되지 않겠냐고 물어봤더니 뉴턴은 머리를 탁 치면서 아하! 그런 방법도 있었네! 라고 감탄했다고 합니다.
일반인들이 당연하게 생각하는 일들이 천재에게는 아주 생소하고 어려운 일이 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여자친구가 무슨 일을 하고 전공이 무엇인지 몰라도 분명 어떤 일에 몰두하고 있을겁니다.
결혼하면 장모님이 적극적으로 육아지원을 해줄 것이고 돈 관리는 제가 하면 되겠다는 계산이었습니다.
지금 그렇게 살고 있습니다.
(참고로 전 40대 후반 4인가정 엄마이구요^^)
아들,딸 키우며 제 성향과 다른 아들 키우며 많이 속상하고 다그치기도 했어요.
한 분야를 잘하는 사람들의 특징이 있어요.
그게 지적수준과는 다르게 다른 부분이 현저히 낮을 수 있다는거
맞고 틀리고의 개념이 아니라 다른거죠.
결혼 이후의 삶까지 생각한다면 내가 함께해서 개선할 수 있는 부분도 있지만 안되는 부분이 있어 상황을 맞딱뜨렸을때 힘들 수도 있어요.
글 속에 고민이 묻어나니 제 지난 삶을 반추하면
정치,경제관념이나 일상생활은 함께 하며 대화를 많이 하면 좋아질 수 있지만 경제적인 부분은 공유하되 님께서 끌고 가심돼요. 사회 이슈도 대화를 자주하면 더 좋아질 수 있어요.
청소라던가 정리정돈은 쉽지 않지만 막연하게 '깨끗하게 해라!'가 아니라 지엽적으로 가르쳐주면 충분히 좋아질 수 있습니다. 또 아이들 교육에 있어 방식은 남자분의 유도리와 여자친구분의 타고난 머리로 더 큰 시너지도 있을 수 있구요.
근데 결혼은 현실이다보니 지금보다 더 좋아지고 참기는 쉽지 않아요. 여자친구분의 독특하다 생각하신 부분에 내가 지치거나 질리지 않아야 하거든요.
전 다행히 남편과 서로 싸우기도 대화하기도 많이하며 20년을 지나니 지금은 서로가 넘 사랑스럽습니다. 극과 극을 놓고 얘기하자는 아니지만 넘 교활하고 계산적인 여자분도 주변에 보다보니 순수하고 배움을 웃음으로 답할 수 있는 여친이 괜찮아 보여요.윗분의 콩깍지와 속터짐도 현실이죠.
함께 더 많이 진지한 부분 얘기 나눠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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