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여러분에게 실제로 벌어질 수 있는 상황을 전제로 쓰여졌습니다. 혹시 이 글이 불편하신 분이 있다면 ‘너희 중에 ㅇㄷ을 한번도 보지 않은 자가 있다면 책상 앞에 바지를 까고 앉아 있는 이 남자를 돌로 내리쳐라’는 故김본좌님의 말씀을 떠올려 보시기 바랍니다.
휴일 오후 집에 아무도 없는 걸 확인한 당신은 늘 그렇듯 익숙하게 컴퓨터를 켜고 사이트에 새로 업데이트된 동영상을
검색합니다. 눈길이 가는 작품을 이것저것 열어보느라 시간을 소비하지만 그닥 만족스럽지는 않습니다. 하드에 999개의 영상이 있더라도 늘 새로운 작품을 찾아 헤매는
것이 남자의 본성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당신은 금쪽같은 시간을 거의 다 써 버린 후에야 역시 구관이
명관이라는 걸 깨닫습니다. 결국 당신은 테이프가 늘어지도록 돌려봤던 마스터피스를 열어보게 됩니다. 이젠 너무나 익숙한 그녀의 모습에 어떨 때는 내 여친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아래는 제 여친입니다. 과외교습 받는 학생을 따먹는 게 특기죠...)
화면 속 그녀를 앞으로 뒤로 뒤로 앞으로 클럽 DJ마냥 열정적으로
돌려보던 중 별안간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이 집 주인인 와이프의 등장입니다. (혹 알고 계셨는지 모르겠지만 당신은 평생동안 세입자에 불과합니다. 늘
자신의 위치를 잊지 않고 그에 맞게 행동하시기 바랍니다.)
당신은 화들짝 놀라 지퍼를 올리고 마우스를 움켜잡지만 이 긴박한 순간 창닫기를 누른다는 게 그만 손이 미끄러져
최대화… 버튼을 누르고 맙니다. 방문을 열고 들어온 와이프의
눈에는 전체 화면으로 일본인 여친의 벗은 몸을 감상하고 있는 남편의 모습이 보입니다. 막다른 길목에
몰린 초식동물마냥 절망만이 가득한 가운데 와이프의 나지막한 한마디가 들려옵니다.
“책상 크기 절반만한 초대형 모니터를 구매하더니 당신은 다 계획이
있었구나?”
이것은 실제로 저에게 일어난 일이고 ㅠ.ㅠ 당신에게도 일어난 (또는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입니다. 당신이 임요환급의 마우스 컨트롤 능력을 가지고 있다면 전혀 상관없겠지만 만약 그렇지 않다면 제가 소개해 드리는
몇가지 도구가 당신의 보안을 놀라울 정도로 향상시켜 드릴 것입니다.
먼저, 몇해전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서 화제가 되었던 ㅇㄷ감상에 최적화된 미디어 플레이어인 Falcon player입니다.
소개글 https://www.fmkorea.com/best/2377273367
프로그램 다운로드 링크 https://github.com/developerlala/TheDeepDarkVideoManager/releases
다양한 기능이 있지만 주요 기능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시작시 항상 볼륨 0 (갑자기 누군가 아파하는 소리가 들리면 안되겠죠…)
둘째, 감상 중 우클릭 하면 해당 장면이 즐겨찾기에 저장됨
셋째, 재생시 한손으로 거의 모든 조작이 가능. 왜 한손이냐?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겠습니다.
이와 같이 유용한 기능이 많긴 하지만 위 프로그램은 비상시 모든 것을 셧다운 할 수 있는 킬 스위치가 없다는 점에서 아쉽습니다.
그래서 이보다 진일보된 도구를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프로그램 이름은
API Player. 팔콘처럼
ㅇㄷ감상에 최적화된 미디어 플레이어입니다. 그런데 이 프로그램의 가장 큰 특징은 API 연동으로 미디어 라이브러리를 불러올 수 있다는 점입니다.
API 연동이 뭔데? 하는
분을 위해서 설명 드리자면,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 ㅇㄷ 뭐가 됐든 API가
공개되어 있는 컨텐츠는 데이터베이스를 통째로 불러올 수 있다는 뜻입니다. 아래는 앱 다운로드 링크입니다.
주요 기능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타이틀 열람과 다운로드. 틴더처럼 좌우로 스와이프하여 검색하는 방식이 다소 특이합니다. 자유도는 떨어지지만 선택장애가 있는 분에게는 좋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좌로 스와이프는 건너뛰기, 우로 스와이프는 저장입니다. 저장을 선택하면 영상과 자막 파일이 하드에 저장됩니다. (자막 있는 영상을 선호하시면 환경설정의 API endpoint 입력칸에 solji.kim/api 입력하시면 됩니다. 다만, 여긴 성게가 아니니 예시 이미지는 영화 DB를 불러왔을 때 모습을 보여 드립니다. -.-+)
둘째, 다운로드가 완료되지 않았더라도 화면 왼쪽의 재생목록을 눌러서 스트리밍 할 수 있습니다.
셋째, 키보드 자판 배열을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한손으로 모든 조작이 가능합니다. 긴박한 순간에 가장 필요한 기능인 창닫기를 숫자 키패드의 0을 눌러 언제든 실행할 수 있습니다.
자, 여기까지 2개의 미디어
플레이어를 살펴봤습니다. Falcon player는 다운받은 영상을 재생할 때여러가지 편의 기능을 제공하며
API Player는 컨텐츠 DB 불러오기, 스트리밍, 자막 다운로드를 지원하는 점에서 무척 유용합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자아(自我 X 自兒
O)가 용솟음칠 때는 손을 쓰지 않고도 창닫기를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럼 뭘 쓰느냐? 발로 하면 됩니다.
일본에서 게임용 페달로 발매되었던 것인데 본래의 용도와는 다르게 사용되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바 있습니다. 위의 무료 또는 체험판 프로그램과는 다르게 이것은 판매용 상품이니 광고 논란을 피하기 위해 ‘USB 페달’이라는 검색어만 알려 드리겠습니다. 검색해 보면 꽤 많은 종류의 제품이 나오는데 상품설명에 ‘게임용’ 또는 ‘장애인용’이라고
쓰여 있습니다.
장애인.
이 글을 읽는 누구든 예외 없이 마지막 30초 동안은 두 손이 없는
장애인과 마찬가지라는 점에서 저는 이 제품이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생각합니다. 저가형 중국산 제품은
가격도 6천원 밖에 안 하니 하나 장만해 두시면 실손보험만큼이나 든든할 것입니다.
보통 이 제품의 사용자들은 페달을 한번 밟았을 때 Alt+F4가 작동되도록
설정해 두기 때문에 와이프가 컴퓨터를 쓰다가 실수로 페달을 밟으면 창이 완전 종료되는 불상사가 생깁니다. 그래서
저는 숫자 0을 설정해 두고 API Player를 사용하는
편입니다. 하지만 인터넷뱅킹으로 송금할 때 실수로 페달을 밟으면 금액에 0이 하나 더 붙을 수 있으니 사용하지 않을 때는 USB를 뽑아 놓길
권해 드립니다.
지금까지 기술적인 면에서 여러분을 도울 수 있는 도구들을 소개해 드렸습니다. 하지만
이보다 중요한 것은 항상 세입자로서 집주인의 눈밖에 나지 않는 행동을 하고 신뢰를 쌓음으로써 만약의 경우 불상사가 생기더라도 너그러이 용서받을
수 있는 관계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드리고 싶은 말씀. 좋은 건 항상 공유합시다!
와이프는 들어왔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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