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좋은 일만 생길거야"
이 말을 거의 2년째 듣고 있습니다.
재작년 갑자기 암 선고를 받았습니다.
30대 후반. 술 담배 안하고. 가족력 없는 저였기에 참 당황스러웠습니다.
다행히 초기 진단과는 달리 1기여서
수술 후 따로 항암은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몸이 급격히 약해졌고
다니던 회사는 병가로 버티다 결국 퇴사를 했습니다.
제 몸이 회복되면 모든 상황이 좀 좋아질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오히려 재작년은 마음이 평안했던 것 같고.
작년 한해 정말 힘든 일이 많았습니다.
아내가 큰 수술을 받아야한다는 진단을 받았고
어린 아기도 대학병원에서 수술을 권유받았습니다.
양가 부모님이 몸이 급격히 안좋아지셔서 병원신세를 져야했구요.
저와 아내, 아기가 일자를 달리하며
대학병원을 계속 왔다갔다 하며 2020년은 그렇게 지나갔습니다.
2021년을 맞이하며
아내도 수술 날짜를 잡고 퇴사를 하게되었습니다.
그리고 퇴직후 육아와 가사를 전담했던 저는 집안 생계를 위해 재취업을 도전했습니다.
이제 40대에 접어든 암전력이 있는 경력단절 남성이 취업을 성공하기란 정말 쉽지않더군요.
수십곳을 떨어졌습니다.
그래도 얼마전 최저시급의 공공기관 육아휴직대체 단기 계약직에 겨우 합격을 하게되었습니다.
공공기관에서는 취업전 요구하는 서류가 정말 많네요.
일을 시작하기전에 벌써 그 서류들 준비하며 진이 빠집니다.
얼마후면 오랜만에 다시 일을 시작하는데
마음이 편하지가 않네요.
뭔가 답답한 마음에 오랜만에 커피숍에 왔다가 글남겨 봅니다.
(눈팅회원이지만,,,그래서 저를 아는 사람이 없을거 같아 이곳에 글 씁니다.)
지난 2년간 "나쁜일이 있으면, 좋은 일이 있기 마련이야. 힘내"
이런 말을 주변 분들로부터 정말 많이 들었습니다.
2년전 처음 암 진단받고 듣기 시작했던 그말을 지금까지 계속 듣고 있네요.
그래도... 다시 일을 시작해서 너무 감사한데
일 시작부터 벌써 계약종료 후의 재취업 과정이 걱정되고,
아내와 아기의 수술이 걱정되고,
그 이후의 회복과정이 걱정되네요.
참 생각할 거리가 많습니다.
그래서 몸무게는 점점 줄어드는가 봅니다.
다들 사는게 쉽지 않으시죠?
저보다 안좋은 상황에 계신 분들도 정말 많으신거 압니다.
그래도 어쩌겠습니까.
나쁜 일이 있으면, 좋은 일도 생긴다고 하니...
속는 샘치고 한번 더 그 말 믿고 힘내봐야죠.
오랜만에 밖에 오래 나와있는데,
어느새 봄이네요.
다들 따뜻한 봄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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