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울타리를 열고 개들에게 목줄을 하지 않은채 풀어 놨더니 한 마리가 자꾸
얼굴을 내 쪽으로 미는데 산책을 나갈때 목줄을 채웠던 그 자세였다
내가 귀찮아 못본척하고 있으니 내 앞에 업드려 가만히 있었다
잠시뒤 개는 저 쪽으로 쪼르르 달려가서 장난감으로 만든 빨간장갑을 물고
헤드뱅뱅 하듯이 좌우로 힘껏 흔들고 뒹굴고 그걸 물고 마당을 뛰어 다녔다
그리고 내게로 와서 장갑을 주는데 무슨 뜻인지 알겠기에 그걸 하늘 높이 던졌다
개는 쏟살같이 달려가 장갑을 허공에서 낚아챈후 마당을 몇번 가로질러 뛰더니 숨을
헐떡이며 장갑을 또 내게 주니 내가 귀찮아서 산책용 목줄을 잡자 머리를 내 쪽으로
내밀었고 줄을 채우자마자 뭣이 그리 신나는지 폴짝폴짝 뛰는 바람에 줄을 당겨 진정시켜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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